기사제목 그린피스 "한국 해외 석탄발전 투자 멈춰야...연 5천명 조기사망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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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한국 해외 석탄발전 투자 멈춰야...연 5천명 조기사망 유발"

기사입력 2020.01.2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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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공기업이 투자하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소들이 현지 대기오염물질 배출기준에 맞춰 건설·운영되면 해당 지역에서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조기 사망자가 많게는 연간 5천명에 이를 것이라는 환경단체 전망이 나왔다.

한국 정부가 2017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국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더는 허가하지 않고 기존 석탄 발전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음에도 정작 해외에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27일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더블 스탠더드, 살인적 이중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칠레 등 해외 8개 석탄화력발전소에 약 57억 달러(약 6조7천억원)를 투자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석탄발전을 가동하더라도 질소산화물(NOx)과 이산화황(SO₂), 먼지 배출 기준을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지만, 이들 국가는 국내 기준보다 질소산화물은 최대 18.6배, 이산화황은 최대 11.5배, 먼지는 최대 33배 배출해도 괜찮을 만큼 배출기준이 느슨하다.

그린피스가 한국 금융공기업이 투자하거나 투자 예정인 아시아 지역 10개 석탄화력발전소를 분석한 결과, 이들 발전소에 현지의 배출설계와 설비 가동 데이터를 적용하면 8개가 세계보건기구(WHO) 대기질 가이드라인을 높게는 22배까지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조건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10기에서 배출한 이산화황에 200만명, 이산화질소에 70만명, 미세먼지에 10만명이 노출되며, 대기오염 관련 기존 학술연구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매년 최소 1천600명에서 많게는 5천명의 조기 사망자 발생이 예상된다고 그린피스는 밝혔다.

같은 조건에서 각 발전소를 평균수명(30년)만큼 운영하면 조기 사망자는 최소 4만7천명에서 최다 15만1천명에 이르며, 이들 중 13%는 발전소와 무관한 인접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그린피스는 예측했다.
조기 사망 원인으로는 미세먼지 흡입에 따른 국소 빈혈성 심장질환(IHD)이 1천340명으로 가장 많았고, 뇌졸중(894명)이 뒤를 이었다.

그린피스는 "해외에서 석탄발전 투자를 지속하는 한국은 이미 '기후 악당'"이라며 "하루빨리 해외 석탄 투자를 중단하고 재생가능 에너지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난해 11월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맞은편 건물 벽면에 ‘한국, 해외 석탄발전 투자 중단'이라 적힌 40 m 거대 현수막을 설치하고, 한국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중단을 촉구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한국 정부가 해외 석탄발전 투자를 지속하면서 동남아 주민들이 생명을 위협받는 현실을 알리고자 기습 시위를 벌였다"며 “한국이 아세안 회원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면 먼저 이들 국가에 해외 석탄발전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에 11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특히 한국 공적기관은 2013년 1월~2019년 8월 7조 원(약 57억 달러)를 투자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허용기준이 느슨한 동남아 국가 위주로 석탄발전소를 수출해왔다. 한국 정부는 2017년 국내에서는 신규 석탄발전소를 짓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도 해외 석탄투자는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상회담 행사의 일환으로 산업협력포럼을 열고 총 2000MW 규모 석탄발전소 자와 9·10호기 투자와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 공적금융기관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린피스 등 국내외 환경단체는 석탄화력발전 투자가 초래하는 환경 파괴와 주민 피해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그린피스는 지난 11월 25일 연구보고서 ‘더블 스탠다드, 살인적 이중기준’을 발표하고 ‘한국 공적금융기관이 투자하고 한국 건설업체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레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짓는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해 30년간 최소 4만7000명 최대 15만1000명의 조기 사망자가 생긴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한국수출입은행(KEXIM), 한국산업은행(KDB) 등 한국 공적금융기관이 해외에 투자해 설립한 석탄발전소 10곳을 조사해 석탄발전소들이 주민 건강에 미칠 악영향을 분석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석탄발전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 가량을 내뿜어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주범이다. 여러 국가들이 석탄화력발전을 잇달아 퇴출시키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동남아시아에 석탄발전소를 짓고 있다. 한국 공적금융기관과 건설업체는 동남아 등 개발상국이 석탄발전소로 인해 겪을 악영향을 알면서도 해외 석탄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이 부도덕하고 환경 파괴적인 행위를 지원하고 있다. 이탓에 한국은 세계 3위 석탄화력발전 투자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국 건설업체가 해외 석탄발전소를 짓는 과정에서 현지 부정부패 세력과 결탁한 사실이 드러나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인도네시아 찌레본에 석탄발전소를 짓는 과정에서 현지 군수에게 뇌물 5억5000만원을 증여했다는 혐의로 현지 부패척결위원회(KPK)의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부문 국정감사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국회의원이 현대건설 뇌물 증여 의혹을 제기해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당시 손준 현대건설 전무가 증인으로 소환돼 사실 관계를 추궁받았다. 인도네시아 지구의 벗 소속 활동가들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한국은 자국민이 낸 세금을 인도네시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하는데 쓰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해외 석탄투자를 서둘러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아세안 회원국을 순방하는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경제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실상은 수십년에 걸쳐 지속될 환경적, 사회적 피해를 동남아 국가들에게 떠안기는 석탄발전 프로젝트를 지속하고 있다. 해외 석탄투자는 ‘아세안 회원국과 동행, 평화, 번영을 위해 협력한다는 정부 기조와 충돌한다. 한국 정부가 지금이라도 해외 석탄투자를 중단한다고 선언해 진정한 아시아의 기후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 서울트리뷴 최이정 기자  iijeong@seoultribu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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