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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경제학-커버스토리] 코로나19, 한국경제 앓아눕다

기사입력 2020.03.0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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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1.jpg▲ 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시장은 요동쳤고,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크게 악화됐다. 또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실물경제도 위축되고 있다.

1월 소비와 투자는 모두 감소했고, 2월 일평균 수출이 전년보다 11.7% 감소하는 등 경기위축에 대한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1월 말부터 급증했던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나올 각종 경제지표들도 악화가 불가피하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지역 서민들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물론, 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도 6조2000억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연일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국민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 이후의 한국경제 상황과 정부 대책 등을 짚어봤다.
 
경제학 1-1.jpg▲ 출처=연합뉴스
 
◆환율 치솟고 증시 폭락...금융시장 ‘코로나 쇼크’

코로나19는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도 큰 충격을 줬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기준 한국 증시 시가총액은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1월 20일 대비 1904억달러(약 227조8000억원) 줄었다. 감소율은 약 12.89%로, 총 조사 대상 86개국 중 10번째로 컸다.

지난달 28일에는 코스피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에 2000 아래로 주저앉으며 1987.01에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던 시기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감이 그때와 비교해서도 결코 적지 않다는 의미다. 2월 중순까지 680~690선을 유지하던 코스닥도 2월 말 610선까지 주저앉았다가 2일 현재 620 후반까지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0일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을 돌파한 이후 고공행진하다 24일 1220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할 조짐을 보이자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잠재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내 확진자 급증에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며 패닉장이 나타나고 있고, 한·중·일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경제에 대한 우려도 부담된다”며 “시장은 냉정을 찾아가겠지만 당분간 국내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 또한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지난 28일 미국 경제의 기초여건은 튼튼하나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제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내용의 긴급 보도자료를 발표했다”며 “미 연준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달러 강세를 포함한 안전자산 선호가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학 1-2.jpg▲ 출처=연합뉴스
 
◆ 기업 체감 경기 위축... ‘1분기 실적 하향 조정’

코로나19 확산으로 연말연초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던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0년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2월 전 산업의 업황 BSI는 전월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65로 집계됐다. 낙폭으로 보면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폭이다.

BSI는 주요 업종의 경기동향 및 전망, 기업 경영의 문제점 등을 파악해 경영계획과 경기대응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 지표이다. 기업이 인식한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설문에서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업체가 긍정적이라고 답한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비제조업이 모두 크게 위축됐다. 2월 제조업 업황 BSI는 65으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2년 7월 유럽재정위기 여파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전자·영상·통신장비’와 ‘자동차’가 각각 18포인트씩 하락하며 제조업 심리위축을 이끌었고, 자동차가 부진하자 금속가공도 11포인트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 업황 BSI도 9포인트 하락한 64로 나타났다.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이후 가장 큰 폭 하락이다. 국내외 여객 및 물동량이 줄면서 운수창고업의 경우 무려 24포인트가 하락했다. 도소매업은 13포인트 떨어졌고, 정보통신업도 10포인트 하락했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현재 지표보다 더 나쁠 가능성이 크다. BSI 조사기간은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이뤄진 것으로 코로나19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23일 이전에 진행된 조사다. 따라서 지표에는 기업들의 체감경기 상황이 완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불안으로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수출·소비 등 실물지표 악화 시작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지표 악화는 수출과 소비 등 실물지표에 이미 반영되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평균 수출에서 11.7%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중국 수출이 6.6% 감소한 영향이다.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은 3월 수출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어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코로나19 여파는 소비에도 반영됐다. 통계청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3.1% 감소하며, 구제역과 한파가 겹쳤던 2011년 2월 이후 8년1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달 19일을 기점을 뚜렷해지고 있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달 셋째 주 20.6% 줄어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고, 같은 기간 숙박업과 음식점 매출도 각각 24.5%, 14.2%나 줄었다. 또한,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이 30% 넘게 감소하면서 면세점 매출액은 약 40% 감소했고, 영화관·놀이공원 이용객도 각각 57.0%, 71.3%나 줄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과거 사스 때보다 중국의 경제 규모와 한국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크게 증가했고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의 영향은 사스보다 클 것이다”라며 “신규계약이 이뤄지는 3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더 가시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소비·수출 3박자가 다 안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회사들이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코로나 사태가 조기에 진압된다고 해도 기본적 불경기는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학 1-3.jpg▲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추경예산 편성 당정협의에서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이낙연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장, 이인영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정부, 코로나19 대책 마련...추경만 6.2조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경제지표로 확인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6조2000억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특히, 피해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2조원 규모의 긴급경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신속한 치료를 위해 음압병실과 음압구급차, 검사·분석 장비 확충 비용, 의료기관 손실 보상 및 경영안정화를 위한 융자자금, 입원·격리자 생활지원비 등을 추경에 반영할 예정이다.

특히, 소상공인·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을 각각 2조원 확대하고 신보와 기보의 특례보증도 2조원 늘릴 예정이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일시 폐쇄된 영업장을 지원하고, 온누리상품권 5000억원 규모를 추가 발행한다. 임대인의 임대료 인하 즉,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하는 임대인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뿐만 아니라 승용차 구매에 대해 개별소비세의 70%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고,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금액의 10% 환급을 대폭 확대하는 등 소비 촉진 방안도 마련한다. 여기에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이 기존보다 2배 가량 확대되는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날 이같은 내용의 추경안을 발표한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추경예산 6조2000억원을 넘는 세출예산을 편성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추경안에는 예비비도 대폭 보강하는 방안을 같이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해당 추경안을 이번주 중 국회에 제출한 뒤 2월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정부의 민생·경제대책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추안안 편성으로 재정 씀씀이를 늘리로 한데 대해 민간 투자·소비를 위축킬 수 있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을 늘리면 시장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충격이 영세한 자영업자·중소기업, 과도한 가계대출 등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에 집중되면서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반적 경기부양 대책이지 코로나19 맞춤형 지원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감염 우려로 외출을 삼가야 할 시점에 소비를 장려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마스크 공급, 병실 공급 확대 등 방역과 국민안전에 써야 할 돈을 엉뚱한 곳에 쓰려 하고 있다”며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은 코로나19가 잡힌 뒤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트리뷴 채희정기자, 최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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