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코로나경제학 ③] 이젠 속도전...전국적 '팬데믹'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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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경제학 ③] 이젠 속도전...전국적 '팬데믹' 막아야

기사입력 2020.03.0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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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JPG

한국 경제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일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도 속출하면서 그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 0시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총 4천812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날(2일) 0시에 비해 6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사망자는 총 29명이다. 방대본 공식 집계에서는 전날 0시 22명에서 28명으로 늘었고, 이날 오전 78세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치료 중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 정부의 초기 방역대응은 이미 실패...특정 지역이나 집단의 문제 아니다

지역별 누적 확진 환자는 대구·경북이 총 4285명으로 전체의 약 89%를 차지한다. 서울은 98명으로 꾸준히 확진자가 늘고 있다. 그 외 경기 94명, 부산 90명, 충남 81명 등 전국에 청정구역은 이제 없다. 지역별 수와는 별도로 특정 종교집단(신천지)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확인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일관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하지만 이미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특정 지역이나 종교 단체로 인한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박종혁 대변인은 “대구경북지역이나, 특정 종교집단으로 인한 문제만이 아니다. 관련 없는 감염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어느 한 지역이나 단체를 봉쇄해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의협의 중국인 입국금지 권고에 대한 질문에 “방역의 기본원칙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인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사실상 우리 국민의 출국이 금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확진자가 워낙 폭증해 오히려 우리나라가 인구 밀도당 확진자 수가 더 많다”며 “일단 우리나라가 판데믹으로 가고 있고, 지역사회에서 감염자는 더 증가해 만명대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의 초기 방역 대응에 대한 질문에 “‘사전주의의 원칙이 방역의 기본’인데, 우리나라는 초기에 놓친 부분이 있다”며 “무증상 감염이 없다고 단언하거나 초기에 종식될 것이라고 선언해버린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 초기 대응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지금은 누굴 탓하기보다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진 만큼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지 않도록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가장 시급한 방역 대책 무엇인가

중국은 순식간에 확진자가 폭증하자 의료시스템이 붕괴됐다. 이에 중국 정부는 외출 금지 등 반인권적인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최소한 방역의 원칙에서는 옳은 조치였다는 의견이 나온다. 감염은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과거와 비교해 감염속도가 빠른 이유는 한가지다. 인간의 이동속도에 따라 전염병이 전파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이제는 비행기 속도로 전파가 되는 것이다”며 “신종 바이러스는 전 지구인 중 단 한명도 면역체계를 갖고 있지 않아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국제적 판데믹 공포에 떨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우리 지역사회 내에서 네트워크 고리를 얼마만큼 최소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이 시점에서는 국민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집안에 머무르기’를 해주셔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물론 손씻기와 마스크는 기본이다.

이어 “어차피 확진자는 폭증한다. 국가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중증환자를 최소화할 것인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 2천여명이 의사 얼굴도 못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환자가 의사 한번 못 만나고 집에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며 “국가 위기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군의관 등 공공인력을 전부 투입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재언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 차원에서 가장 시급하게 마련해야 할 정책으로 ▲중증 입원환자 분류기준 마련 ▲감염 전문병원 및 충분한 병상 확보 ▲경증환자에 대한 관찰시설 마련 등을 꼽았다.

또한 “총리의 리더쉽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의 대응은 이전 한 달간의 방역 대응보다 100배는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면서 “국가 역량의 100%를 코로나19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시스템이 셧다운 돼선 안된다.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면 교통사고나 뇌졸중으로 인한 응급환자들의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들의 응급실이 폐쇄되면서 의료 공백으로 인해 일반 응급환자들이 이송 중 떠돌게 되는 ‘역피해’ 우려도 심각한 상황이다.

박 대변인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1~2주 이내에 또 다른 지역에서 대구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재앙 수준의 의료 붕괴사태로 번질 위험이 있다”며 “미국 CDC에서 초기에 말한 것처럼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인 것은 우리는 아직 의료체계가 붕괴되지 않아 시간이 남아있다”며 “분류기준과 대응체계를 신속히 마련해 방역시스템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WHO는 코로나19 여전히 억제될 수 있다고 믿어

AKR20200303001751088_01_i_org.jpg▲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전국이 판데믹의 공포에 휩싸여 거리는 한산하고 경제는 얼어붙었다. 확진자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만 나온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중국보다 중국 외 지역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많으며 코로나는 억제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의 확진 사례는 지역 사회보다는 이미 알려진 5개 집단의 의심 사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감시 조치가 효과가 있으며, 한국의 전염병이 여전히 억제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의 공격적인 조치로 국가는 전염을 막고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매 순간 상황을 감시하고 있으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HO는 만일 그 증거들이 뒷받침된다면 코로나19를 판데믹이라고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는 사람들이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들이 많은 우려와 질문을 지니고 있음을 안다"면서 "국가와 개인이 위험을 평가 및 관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증거에 기반한 지침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 코로나19 사태에 국가 총력 기울여야...정계·의료계 한목소리

미래통합당과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대확산 국면을 맞이한 데 심각성을 느끼고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통합당과 의협은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다. 건의문에선 "대통령은 현 상황을 준(準) 전시상태로 규정하고, 경증환자 집중 관리가 가능한 병리시설 확보와, 의료인력과 장비의 집중 투입을 위해 헌법과 감염병관리법상 긴급명령권을 즉각 발동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의료기관의 긴급한 추가 병실 및 의료장비 확보 등 비상 상황에 따른 추가적 지출에 대해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질 것을 선언하고, '선(先) 예산지원 후(後) 정산' 방식으로 즉각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통합당과 의협은 “국무총리는 특별 선언을 통해 비상조치에 따른 행정 공무원들의 적극적 행정을 촉구하고, 이에 따른 문제는 적극 면책할 것을 선언하라”면서 “국방부가 보유한 의료인력과 시설·자원을 총동원해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긴급한 의료인 투입을 위해 전국 의료인들의 적극적인 의료지원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이날 코로나19 사태에 관해 “지역사회 전파 차단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311 캠페인’을 설명했다. 311캠페인은 3월 첫 주 동안 외출, 행사, 접촉을 자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내용으로 한다. 이는 백신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최근 강릉의 중국 유학생 확진을 예로 들며 해외 감염원 차단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비롯한) 위험지역, 일본과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전면적 입국 금지나 제한적 입국 제한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의협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사태 초기부터 우한 코로나 확산을 막고자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줬으나, 정부는 이를 번번이 무시해 사태를 이 지경으로 악화시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보건당국은 전문가들, 그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당 차원에서도 구호물품 지원과 모금 운동을 전개해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코로나19는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대되고, 무증상 감염과 재확진 사례까지 확인됐다. 정부의 초기 방역대응 실패, 일부 종교집단의 무분별한 행태 등 분명히 잘못도 존재한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잘못을 탓하기보다는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신속히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사태를 극복하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서울트리뷴=윤소진 기자   sojin@seoul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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